칼럼니스트 최민식(56세)
이홍기 전 거창군수의 정치 행보를 보면, 겉으로는 ‘거창을 위한 3선 도전’으로 포장되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정체성도, 주체성도, 책임감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 전 군수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단체에 물품을 약속한 혐의로 기소 되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결국 2015년 10월 대법원은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며 당선 무효 및 군수직 상실의 선고를 내렸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은 무효가 된다.
그럼에도 이전군수는 이러한 무거운 책임과 군민에 대한 사과보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정치권 복귀를 노렸다. 뒤이은 행보는 더욱 실망스럽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경선이라는 당의 내부 절차에서 탈락하자, 그는 재선 군수를 만들어 준 국민의힘 당적을 헌신짝 버리듯 한치의 망설임 없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당적은 신념이나 철학의 증표여야 하지만, 그의 경우 그것은 단순한 ‘출마의 수단’으로만 활용된 듯한 인상을 버릴 수 없다.
실제로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이후 여러번 두드림 끝에 “어렵게” 당으로 복귀했다. 이는 그의 정치적 정체성이 얼마나 유동적이고, 자기 이익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인지를 극명히 보여준다. 2022년 국민의 힘 경선에서 최종 경선까지 못가고 컷오프(cut-off)된 배경에는 과거 선거법 위반 이라는 중대한 결함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 했다는 분석이다. 그후 그는 탈당후 무소속 출마라는 씻을수 없는 '주홍글씨'를 새기게 되었다.
이것도 모자라 이전군수는 또다시 2026년 거창군수 선거에 나서려 하는가? 2014년 선거법 위반과 그로 인한 2015년 10월 당선 무효, 이어진 군정 공백과 보궐선거 유발로 군민혈세 낭비로 재정 부담까지 초래했던 책임. 이러한 과오를 저지른 사람이, 과연 어떤 명분과 어떤 비전을 내세워 군정을 책임지겠다는 것인가? 만약 진정으로 군민을 위한 것이라면, 먼저 과거 책임에 대한 '통철한 반성'과 '명확한 사과', 그리고 그것에 상응하는 신뢰 회복 노력이 먼저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의 행보는 정반대다. 과오를 덮고 덧씌우며 당적을 바꾸고, 출마를 반복하는 모습은 군민보다 개인의 명예와 정치 생명만을 앞세운 명분없는 도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치인이란 자신의 업적보다 “신뢰”와 “책임감”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신뢰는 단순한 선거 구호나 전략이 아니라, 과거 잘못에 대한 진지한 반성, 책임 있는 설명, 그리고 일관된 신념을 통해서만 구축될 수 있다. 선택받는 것은 단순한 공직자 한 명이 아니라, 거창의 미래와 행정의 안정, 그리고 민주적 절차에 대한 존중이다.
명분없는 출마는 도전이 아니라 시험이다.
지금 거창에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군정 연장과 군민이 믿을 수 있는 원칙 있는 '리더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