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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0-10-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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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식자우환'

기사입력 2020-10-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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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군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가장 큰 잘못은 자기 잘못을 모른다는 점이다. 그는 최근 김정은이 우리 공무원 사살 행위에 사과했다는 속보를 접하자 "(김 위원장이) 제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했다. 그의 찬사는 분노한 민심에 불을 질렀다.

 

파문이 번지자 유시민은 닷새 후에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계몽군주 표현과 관련해 "너무 고급스러운 비유를 했다.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며 자신을 변호했다.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사람들을 향해선 "2500년 전 아테네에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그런 사람들"이라고 성토했다. 어불성설이다. 소크라테스와 유시민 간에 차이가 있다면 전자는 자기 자신을 알았지만 후자는 끝까지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소크라테스를 고발한 사람들은 유시민처럼 궤변을 일삼는 소피스트였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인 까닭에 살면서 잘못을 저지르게 마련이다. 그 잘못을 깨닫고 고치면 현자가 될 수 있지만 잘못을 변명하는 우자는 현자가 되는 길을 스스로 봉쇄한다. 일찍이 로마 철학자 키케로가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한다. 다만, 어리석은 자는 잘못을 고치지 않고 고집한다"고 일갈한 이유이다.

 

진화론자의 창시자 찰스 다윈은 이런 경구를 남겼다. "잘못을 고치는 것은 그 자체로 위대한 진화이다." 다윈의 말을 빌리자면 잘못을 범하고도 계속 부인하는 사람들은 진화를 포기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그렇다면 결국 그들이 지향하는 곳은 원숭이로의 역진화가 아닌가.
 

 

[출처] 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거창인터넷신문 (gc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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