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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0-10-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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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형! 세상이 왜 이래?

기사입력 2020-10-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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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다녀온 남자라면 다들 아는 얘기이다. 군대에서 물건을 잃으면 반드시 채워 넣어야 한다. 그런데 군의 물건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내무반에서 몰래 가져와서 메우는 수밖에 없다.

 

다른 곳의 물건을 훔쳐오는 것은 절도 행위이다. 뭔가 께름칙한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때 등장하는 용어가 위치 이동이다. 군대에서 쓰는 물건은 모두 국가 재산이므로 다른 내무반의 물건을 우리 내무반으로 옮기더라도 국가에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절도 행위가 아니므로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논리이다. 어떻게 명칭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이 판가름 나는 셈이다.

 

요즘 우리는 명칭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 상법 개정안 등 3법을 놓고 여당은 공정경제 3이라 하고, 재계에선 기업 규제 3이라고 부른다. 명칭 속에 사물을 보는 관점과 방향이 이미 담겨 있다. 공정과 불공정, 정의와 불의, 개혁과 적폐 논란도 결국 이런 명칭을 둘러싼 다툼으로 볼 수 있다.

 

일찍이 공자는 제자 자로가 선생님이 정치를 하신다면 맨 먼저 무엇을 하시겠냐고 묻자 정명(正名)”이라고 말했다. 명칭을 바로 세우겠다는 뜻이다. 지금 정치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는 제자의 핀잔에 공자의 사자후가 이어진다. “명칭이 바로 서지 않으면 말에 순서가 없고, 말에 순서가 없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국 형벌이 어긋나고 백성들이 몸 둘 곳이 없어진다.” 명칭이나 개념이 바르지 않으면 서로 말이 통하지 않게 되므로 어떤 일도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다.

 

콩은 콩이다. 여기 있는 콩을 저쪽으로 옮긴다고 팥이 될 순 없다. 그런데도 슬쩍 위치 이동을 해놓고 콩을 팥으로 우기는 위정자들이 즐비하다. 정말 묻고 싶다. “공자형! 정말 세상이 왜 이래?”

 

 

[출처] 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거창인터넷신문 (gc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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