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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0-09-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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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옥수수

기사입력 2020-07-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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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유서 깊은 순천 땅을 난생 처음 밟았다초로의 아주머니가 중앙시장  인도에서 옥수수와 마늘 등을 팔고 있었다그때 '삶은 옥수수'라는 글자가 나의 눈에 꽂혔다.

노점상은 자신이 손수 삶은 옥수수를 행인들에게 팔기 위해 안내문구를 썼을 것이다하지만 이방인에게는 전혀 다른 뜻으로 다가왔다. '인생은 옥수수'라는 묵직한 중량감이 가슴을 눌렀던 까닭이다.

북미에 사는 어느 인디언 부족은 아이들이 장성하면 특별한 성인식을 치른다아이들을 넓은 옥수수 밭으로 데려간  바구니를 하나씩 주고는 가장 좋은 옥수수 하나를 따서 바구니에 담아 오게 하는 것이다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조건이 있다옥수수를 따기 위해 밭고랑을   지나가면 다시 되돌아올  없고옥수수 하나를 따면 나중에  좋은 옥수수를 발견하더라도 절대 다른 것으로 바꿀  없다.

아이들은 좋은 옥수수를 고르기 위해 신중하게 옥수수를 살피며 밭고랑을 걸어간다제일 좋은 것을 따겠다는 욕심에 쉽게 옥수수를 선택하지  한다밭고랑이 거의 끝나는 지점에 이르고서야 허겁지겁 옥수수를 따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방금 전에 지나친 옥수수가  컸던 기억을 떠올리고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인디언들이 성년식에서 옥수수 따기 체험 행사를 갖는 것은 '인생은   번뿐'이라는 진리를 깨우쳐주기 위함이다지나간 뒤에는 아무리 후회해도 되돌릴  없으니 지금의 삶에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이다무엇보다 과욕을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제일 좋은 것을 갖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종국에는  나쁜 결과를 부를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다른 작물과는 달리   옥수수대에 달랑 하나만 열린다옥수수도 삶이  번뿐임을 아는 것이다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는 인간들만 삶이 영원한 것처럼 행동한다기억하라삶은 옥수수다.

 

 

출처 : 배연국의 행복한 편지

 

 

거창인터넷신문 (gc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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