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3-06-06 15:40

  • 매거진 > 풍경이 있는곳

맑은 기운이 뼛속까지 스며든다.

[여행] 봉화 청량산(淸凉山)

기사입력 2015-01-30 09:57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우리가 생각하는 중요한 것을 위해서 바쁘게 생활하지만 태반은 엉뚱한 것을 쫓느라 헛보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2014년 갑오년(甲午年), 청마의 해를 맞으며 새로운 각오를 세웠던 것이 어제인데 내일이 세밑이다. 무엇을 하면서 무엇을 위해 한 해를 보냈는지 그냥 헛보낸것 같다.

   

  

너무나 빠르게 지나간 시간은 어쩌랴, 지나간 것은 지나갔고, 금방 다시 떠오르는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올해를 털고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일상의 생활에서 무엇이 소중한 것이고 중요한 것일까? 한 번 정도 되돌아보면서 2014년 청마의 해를 마무리하고, 을미년(乙未年) 다짐을 위해 봉화 청량산을 만나 답을 구해본다.

 

 

 
청량산은 조선조 퇴계 이황 선생이 수도한 곳으로 유명하고, 유별나게 산행을 좋아한 풍기군수 주세봉의 발자취가 청량산의 근사한 풍경이 있는 곳에는 인문으로 흔적이 기록되어 있다.

 

 


“그윽한 곳 찾느라고 깊은 골을 넘어가고 멧 숲을 거듭 뚫어 험한 데를 지났노라. 다리 힘이 피로함은 논할 것이 없거니와 마음 기약 이룩됨은 기뻐하곤 하였노라. 이 메의 솟은 양이 높은 사람 흡사하니 한 곳에 홀로 서서 그 생각 간절코녀”

  

 
퇴계 이황 선생과 주세붕이 걸었던 길, 그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지나간 그들의 철학과 인생관을 통해 자아를 깨워보자.

  


청량산의 초입을 지키고 있는 낙동강 지류는 맑고 깨끗한 물과 얼음으로 매서운 강바람이 강변을 지키고 있고, 병풍같이 펼쳐진 암봉은 이곳이 청량산이라는 명패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청량한 기운을 맞으면 올라가는 가파른 길을 마당으로 청량산의 12개 봉우리가 하늘 높이 솟아 산세가 예사롭지 않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청량사로 향하는 가파른 산길은 연등이 주마등처럼 걸려 있고, 추운 겨울의 기온을 이겨내고 흐르는 계곡물이 오케스트라가 되어 발길을 가볍게 해 준다.

  


이어 마주치는 천년을 이어온 청량산과 함께하는 청량사 가람은 구름으로 산문을 지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다.

  


 산 중턱 아찔한 자리한 청량사, 금세 떨어질듯 한 기이한 바위 봉우리를 머리에 이고 있다. 유리보전에 올라서 아래를 보자 풍경이 금강산이다. 벼랑 끝에 세워진 높은 보탑이 하늘아래 높이 솟아 있고, 커다란 소나무가 유리보전과 보탑을 사이에 두고 절묘한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설악산의 봉정암이 끝없이 펼쳐진 공룡능선의 화선지라면 청량사의 풍경은 거대하고 빽빽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봉우리의 화선지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년)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연화봉 기슭 한 가운데 연꽃처럼 둘러쳐진 꽃술 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청량사에서 청량산의 최고봉인 장인봉(870m)으로 올라가는 길은 고행의 길이다. 가파른 계단이 무수하게 이어진다.

  


 최근 많은 산악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연적봉과 자란봉을 이은 구름다리는 해발 800m의 높이에 설치된 우리나라에서 최고 긴 산악다리로 바람이 불면 약간의 요동에 아래를 보니 아찔하다.

 


하늘다리의 길이는 98m로 다리에서 바라보는 청량산 풍경은 탁 트인 조망에 동서남북으로 깍아지른 절벽과 근사한 소나무의 엄숙한 느낌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12개 봉우리로 형성된 청량산은 최고봉인 장인봉(丈人峰)을 비롯하여 외장인봉(外丈人峰), 선학봉(仙鶴峰), 축융봉(祝融峰), 경일봉(擎日峰), 금탑봉(金塔峰), 자란봉(紫鸞峰), 자소봉(紫宵峰), 연적봉(硯滴峰), 연화봉(蓮花峰)과 붓을 뽑은 듯한 모습의 탁필봉(卓筆峰), 향로봉(香爐峰) 등의 12개의 고봉이 치솟아 절경을 이룬다.

  


내려오는 길의 응진전(應眞殿) 은 거대한 바위 밑에 아담하게 자리 잡고, 그곳의 기운은 머리와 마음까지 고요해 지면서 나무껍질로 만든 화장실이 참 보기 좋다.

  


 그리고 김생굴을 비롯한 8개의 이야기가 있는 굴과 사람이 총명해 지는 샘물인 총명샘을 비롯한 4개의 약수터가 있고, 청량산에 깃든 역사적 인물들의 인문학적 흔적과 전설은 끝이 없을 정도로 많다.

   


 빼어난 산수가 인걸을 낳고 키운다는 말과 같이 청량산의 장엄한 산의 자태와 황홀한 경치는 이곳을 찾아 땀 흘린 자들만이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는 여분의 복이다.

  


퇴계의 시 ‘망산(望山)’

 


何處無雲山

어딘들 구름 낀 산이 없으랴마는

淸凉更淸絶

청량산이 더욱 맑고 빼어나다네

亭中日延望

정자에서 매일 이 산을 바라보면

淸氣透人骨

맑은 기운이 뼛속까지 스며든다네

 

  


 
에디터 : (주)뉴스코리아네트워크 김윤탁

동반자 : 독자블로거 이슈뱅, 박레반
 
 

김대중 기자 (gcinews@hanmail.net)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