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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9 오전 10:06:02 입력 뉴스 > 문화

코로나에…연극계 토대가 무너진다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이 취소·연기되면서 무대에서의 실연, 관객과의 교감을 본질로 삼는 공연예술이 위기에 처했다. 특히 연극계의 상황이 심각하다. 워낙 경제적 토대가 취약한 연극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많은 연극인들이 생계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수입 제로상태의 연극인들이 생계를 위해 연극계를 떠나면서 인적 붕괴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종승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위원장은 현역 배우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2월부터 연극 활동이 완전히 멈췄고 당연히 그로 인한 수입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모든 조합원이 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소극장협회 조사에 따르면 3월 초까지 약 30%였던 연극 공연 취소 비율은 4월 접어들어 약 90%로 늘어났다. 공연이 진행되더라도 거리 두기 좌석제를 시행해 총 객석의 10~20%에만 관객이 입장할 수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181편의 연극이 공연돼 약 18만명이 연극을 관람했다. 총 매출액은 약 29억원이었다. 하지만 2월부터 뚝뚝 떨어지기 시작해 4월 상황은 이를 한참 밑돈다. 공연 건수는 72건으로 떨어졌고, 29000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총 매출액은 5억원을 간신히 넘겼다. 이런 상황은 배우와 스태프의 생계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연극계가 처한 위기의 핵심은 생계의 붕괴로 요약된다. 이 위원장은 택배 아르바이트, 청계천 막노동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면서 아내는 공연음악을 작곡해왔는데 역시 수입이 제로다. 여성들은 아예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다. 100% 실직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연극과 관련한 아르바이트, 이를테면 무대 제작이나 조명 등의 일거리가 있었지요. 하지만 공연 자체가 없어지면서 그런 일은 죄다 사라졌습니다. 커피숍이나 식당들도 직원을 줄이면서 그곳에서 일했던 연극인들도 대부분 실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 배달이나 택배 쪽으로 사람들이 몰려 경쟁이 치열합니다. 여성들은 그런 일자리에서조차 배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연극협회에서 발행하는 연극 전문지 한국연극’ 4월호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연극계 현황과 대응이라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도 연극인들의 생계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됐다. “사회적 안전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연극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작가, 연출가, 배우, 기획자들도 어렵지만 용역업체나 스태프들은 더욱 사각지대에 놓였다” “현재의 지원은 39세 이하 청년층에게 집중돼 있어 40대 이상의 가정을 가진 사람들은 더욱 막막하다” “예술인 기본소득이 반드시 필요하다등의 발언이 나왔다.

 

오세곤 한국연극편집주간은 작금의 상황을 초토화라고 표현했다. 연극계의 인적 토대가 붕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 그래도 간신히 버텨왔던 연극인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연극계를 떠나고 있다면서 정부는 상황이 이런데도 예술가를 빚쟁이 만드는 대출, 아니면 창작 지원 공모라는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예술활동 경력을 서류로 증빙하기 어려운, 대학 졸업 직후의 젊은 연극인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후의 연극이 암담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최근 공공예술기관과 극장들이 잇달아 내놓고 있는 공연 영상 서비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실제로 공연장을 찾는 수요를 점점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것이라며 공연예술의 본질을 훼손하는 쪽으로 돈을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연예술인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 성명서를 통해 예술가 당사자들이 당장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노조는 문화체육관광부를 향해 석 달이 넘는 동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예술가를 상대로 대부사업이나 할 셈인가. 실제로 개개인이 살 수 있는 대책과 실행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 공연 취소 및 연기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기존의 창작 지원 공모를 재난 지원 기본소득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더 근본적으로는 예술가 기본소득을 보장하라는 요구도 내놨다.

 

현재 진행형인 재난, 그리고 재난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연극 현장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오 주간은 거리 두기 좌석제가 불가피하다면 극장 입장료를 대폭 인상해 정부가 상당 부분을 보조하라고 제안했다. “예컨대 소극장 입장료가 2만원이라면 5만원으로 인상하고, 인상분을 지원하는 방식이라며 연극 같은 기초예술을 시장에만 맡겨두면 망가지거나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연극평론가는 위기 상황에서는 공연을 안 하더라도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근본 토대가 무너지지 않는다면서 지금처럼 창작 지원금을 나눠주고 공연 이후 정산받는 방식을 재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의 자율성을 살린 공공극장을 하나의 해법으로 제안했다. 정부가 여러 개의 극장을 매입 혹은 임차해, 그 극장의 운영을 민간 극단들로 이뤄진 컨소시엄에 맡기는 방식이다. 김 평론가는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주면서 일정 기간 운영하게 하고 그에 대해 평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경향신문 문학수 선임기자, 그래픽 | 성덕환 기자

거창인터넷신문(gc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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