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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0 오후 4:15:58 입력 뉴스 > 거창별곡

밀린 숙제를 하자



마음에 펄펄 끓던 분노와 증오도 대개 자고 나면 옅어진다한두 해나 십년이 지나면 기억 저편으로 희미해진다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감정들이 있다그것은 자신이 그것을 계속 붙잡고 있거나 묵은 감정을 끊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전에 고교 선배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털어놨다 선배는 20여년에 형편이 어려운 지인에게 큰돈을 꾸어주었던 모양이다그것 때문에 가족들이 빚에 쪼들려 너무 힘들게 살았다고 했다지인은 돈을 빌려간 이후 선배와 아예 소식을 끊어버렸다. '어떻게 은혜를 잊어버릴  있지?' 이런 생각이 불쑥 떠오르다 보니 세월이 흘러도 미움의 감정이 사라지지 않았다

선배는 이제  미움을 놓아버리고 싶다고 했다그러자면  지인을 만나 밀린 숙제를  필요가 있었다. " 양반이 넉넉한 형편이면 원금이라도 받고가난하면 술이라도   사주고 열심히 살으라고  거야그렇게 해야 무거운 감정을 떨어낼  있을  같아."  일이 궁금해서 며칠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분을 찾으셨어요?"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찾고 있는 중이라네." 

분노나 미움을 평생 가슴에 담아두는 사람들이 많다술은 오래 묵히면 맛이 좋아지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오래 두면 마음의 병이 된다나쁜 감정은 시간이 지난다고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밀린 숙제를 하듯이 스스로 끊어내는 수밖에 없다.

 

 

출처 : 배연국의 행복편지 

거창인터넷신문(gc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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