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19-07-19 오후 3:58:00
기사
검색
[로그인] [회원가입]
회사소개 | 독자(후원)하기 | 윤리(편집규약)강령 | 사업영역 | 제보/취재요청 | 시민기자신청 | 광고문의
사회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읍면
복지
기획
GCI영상뉴스
사설
돌직구
초신성(超新星)
거창별곡
징검다리
독자마당
군알림방
기자수첩
사실과 진실
풍경이 있는 곳
아름다운 사람들
인물대담
업체탐방
여론광장
맛집/멋집
단체모임
자유게시판
기사올리기
기자게시판
독자기사제보
시민기자신청
광고문의
회사소개
사업영역
독자(후원)하기
준비중
준비중
2015-09-03 오전 9:16:36 입력 뉴스 > 초신성(超新星)

동물의 왕국



몇 해 전 K방송국의 장수프로그램 중에 오후 6시 퇴근시간에 맞춰 방영된 동물의 왕국 프로그램을 안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6시를 알리는 시보와 동시에 큰 거북의 앞다리가 엉금엉금 모래를 헤치며 시그널뮤직과 함께 기어 나오는 미련하고 우직한 거북이의 모습은 저녁식탁의 잊을 수 없는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굼뜨게 끔뻑이는 거북이의 말방울만한 큰 눈은 심해의 맑은 암반수가 솟는 물구멍같이 보였다.

 

한 달 전 거창연극학교에 뜻하지 않은 손님이 한 마리 들어왔다. 아주 영리하고 잘 뛰는 사냥갠데 몸집이 날렵하고 영화 속 알프스 산기슭에 엽총 맨 사냥꾼 옆을 헐떡거리며 따라다니는 세퍼드로 정확한 품종이름은 울프세퍼드라고 했다. 전번 개 주인에게 피치 못할 사연이 있어 이 녀석이 연극학교의 식구가 되었는데 운동장을 자유자재로 뛰어다니며 아무 신발이나 물어뜯고 나비 잡으려고 귀를 쫑긋이 세우며 곡선을 그리는 행동거지가 여간 날렵하지 않다.

 

전 주인이 붙여준 이름은 뭉치였다. 좁은 개장에서 키우다보니 들에서 뛰어다녀야 할 녀석이 본성을 채우질 못해 기물을 파손하고 늘어 논 빨래를 물어뜯어 조각조각 걸레로 만들어 버리는 둥 어지간히 사고를 많이 쳤다고 한다. 그래서 사고뭉치라고 했고 줄여서 뭉치로 불렀다고 한다. 넓은 운동장으로 오게 된 행운의 뭉치는 럭키로 이름을 개명해서 불러줬다. 처음에는 입에 익지 못해 해피라고도 했고 응급 결에 럭피(럭키+해피) 라고도 불렀다.

 

하여튼 럭키는 매일 넓은 운동장에서 고기가 물 만난 듯 하루 종일 펄펄뛰었다. 사실 나는 어릴 때 지워지지 않는 황당한 기억으로 개를 그렇게 좋아하지 안했다. 어릴 적 개나리가 막 피어오른 따뜻한 봄날에 삼촌 따라 간 시골 할머니 집에서 사촌들과 잡기놀이를 하며 뒷걸음치다가 마루 밑에서 놀고 있는 강아지를 밟아 죽인 살견(?)의 추억이 잊혀 지지 않고 맴돌았다. 아마도 살아있는 짐승을 밟았던 감촉이 묘한 죄의식으로 박혀있었던 것이다.

 

럭키가 컹컹거리며 개 줄을 풀어달라고 앙탈을 부리고 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유의지는 생명의 본성일까? 개 줄에서 해방된 럭키는 자기 나와바리에서 굵은 대변을 몇 토막 시원하게 배설하고는 이내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물어뜯고는 파편조각으로 내팽개치고 다른 물체를 향하여 돌진하고 있다. 아무리 보아도 잘 뛰고 그 모습도 멋있다. 그런데 늑대와 세퍼드를 반반 닮았다고 해서 울프세퍼드라 하니 옛날에 보았던 보름달만 뜨면 애인남자가 늑대로 변하는 나자리노 영화가 생각나며 감미로운 주제가가 럭키와 같이 달리는 것 같다.

 

최고의 월간잡지로 자부하는 C월간지에 기자로는 구력이 만만치 않은 B기자의 기사를 읽었다. 일본에서 인터뷰한 내용으로 국내여론을 들끓게 했던 박근혜대통령의 여동생 박근령씨의 심층취재기사였다. 확실히 일간신문의 기사와 월간잡지의 기사는 맛이 다르다. 나무만 강조되는 일간기사보다는 숲을 보여주는 월간기사가 균형감을 준다. 그 기사 중에 형님이라 호칭하는 박대통령이 좋아했던 프로그램이 동물의 왕국이라고 했다.

 

B기자가 무슨 이유라도 계셨느냐? 라고 물으니 동물은 배신을 하지 않아서 좋다.”고 박대통령이 말했다고 했다. 아버지 박정희대통령이 직속부하에게 총을 맞고, 그로인해 정권을 잡은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수모를 당한 일 등등이 배신에 대한 환멸감으로 뼈저리게 사무쳤을 것이다. 배신은 자기의 조그만 이익을 위해 신의를 양말짝처럼 벗어 던지는 파렴치한 행위이고 마란부란드와 알파치노의 대부영화처럼 피의 복수를 부르고 원한을 품게 한다.

 

거창연극학교에 귀한 손님이 또 왔다. 이번엔 개가 아니고 사람인데 럭키의 전 주인이 럭키의 간식을 싸가지고 온 것이다. 럭키는 전 주인에게 점프하며 너무 좋아했다. 젊고 잘생긴 전주인도 럭키를 끌어안고 어쩔 줄 몰라 했고 시간이 지나 서로 헤어질 때 럭키는 한 동안 전 주인의 달리는 차를 보며 발로 땅을 긁으며 끄응 끄응 이상한 소리만 내었다. 전 주인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럭키는 알리는 것이었다. 사람보다 나을지도 모르는 동물의 왕국이 새삼 그리워지는 서글픈 세상이다.

 

거창인터넷신문(gcinews@hanmail.net)

       

  의견보기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의견쓰기
작 성 자 비밀번호
스팸방지  
※ 빨간 상자 안에 있는 문자(영문 대소문자 구분)를 입력하세요!
의견쓰기
(0)
내용은 400자 이내로 적어야합니다.
기사와 무관한 글은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거창국제연극제의 ..
팩트, 왜 거창국..
문화산업적 지식재산..
거창문화포럼의 활약..
거창의 최고브랜드, 제..
구인모 제43대 거창군..
거창군의 미래를 만..
거창연극고등학교설..
2018년이 새롭게 ..
거창군의회에 바란다
구인 개인지도
부동산 중고매매


방문자수
  전체 : 106,086,514
  어제 : 42,696
  오늘 : 31,154
거창인터넷신문 | 경남 거창군 거창읍 중앙로1길 38-6 | 제보광고문의 055-941-1061 | 팩스 070-4202-1061

회사소개
| 후원안내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인터넷신문 등록일 2009.07.07 등록번호 경남 아00075호 | 발행년월일 2009.07.07
사업자등록번호 611-02-46630 | 사장 : 이종태 | 발행, 편집인 조매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종태
Copyright by gcinews.asia All rights reserved. E-mail: gcinews@hanmail.net